슬쩍슬쩍 내얘기/끄적

매 주일의 기도

연두- 2016. 8. 8. 22:58

어릴적엔 그저 부모님이 가라고 하니까 나가던 성당이었는데,

나이를 먹어가고, 내가 스스로 하느님을 찾게 되면서,

점점 미사에 참석하는 태도가 달라졌다.

 

가장 큰 변화는 미사를 하면서 성경 말씀을 듣고, 기도문의 글귀를 마음에 새기려고 한다는 것이다.

 

요즘은 미사를 드릴 때마다 마음에 쿡 박히는 말이 있다.

성찬의 전례를 할 때 나오는

 

"스스로 원하신 수난이 다가오자 예수께서는"

 

이라는 말.

 

처음에는 '스스로 수난을 원할 수 있다니..'라고 생각했다가

어쩌면 '나도 지금 스스로 원했던 수난을 겪고있는 것 아닌가' 생각했다.

 

내가 힘들어했던 일들을 돌아보면, 결국 다 내가 선택한 것으로부터 비롯됐었다.

일도 사랑도 공부도 다 내가 선택해서 해왔던 일들이었으니,

(물론, 힘들고자 선택한 일이 아니었더라도)

때론 그것들이 날 힘들게 할지라도 그런 것 역시 다 내가 선택한 것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더라.

 

 

그런 생각을 한 이후로 매 주일마다 같은 기도를 한다.

'주님, 제가 맞고 있거나 맞게 될 모든 시련은 다 제가 선택한, 스스로 원한 수난이니,

저 역시 주님처럼 담대하게 이 수난들을 맞이하게 해 주세요.'

그리고 힘이 들 때마다 이 기도를 생각한다.

 

오늘도 나는 스스로 원한 수난을 잘 견딘 것 같다!

내일도 그렇기를.

쓸 데 없는 생각들에 잡아먹히지 않게 해주세요 내일도.

아멘.: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