빛으로 걸어가 빛이 되었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18. 빛으로 걸어가 빛이 되었다 / 이제니 * 이제니 시집 『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』 중에서 빛으로 걸어가 빛이 되었다 이제니 주문을 외우듯 눈을 감으면 철 지난 바닷가에 서 있는 오래전 사람 소녀와 소녀가 손을 잡고 있었다뒷모습을 뒷모습으로 보이며 서 있었다 손은 푸르렀고 해는 뜨거웠다구름은 흐르고 모래는 흩어졌다 바다는 바다로 멀어지고 있었다두 눈 가득 아프게 차오르고 있었다 도망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두 눈으로 물빛을 마주 보고 서서 눈을 멀게 하는 것이 언제나 좋았다시라는 것은 이제 그만 잊어도 좋았다 손과 손을 맞잡고 있다는 것담장을 타오르는 덩굴풀을 본다는 것 보고서도 보지 못한 나무들이 일어설 때거리는 문득 길어지고 하루는 무수한 날들로 이어지고 달려오는 말 다가오는 손물결이 왔다 물결이 갔다 보이지 않는 빛 속에서빛으로 걸.. 더보기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