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슬쩍슬쩍 내얘기/끄적

아주 오랜만의 두서없는 일기

주절주절 양 손 엄지손가락으로 글을 써내렸다가 지웠는데,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글이 날라가있다. 블로그에 옮겨두려고 했는데. 이게 무슨 일이람.. 그 글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는데. 물론 술 먹고 써서인지 몰라도.. 아무튼 아래의 글은 엄지의 한계를 느끼고 써내리는 글.

 

 

오늘의 생각

 

1. 난 도덕적인 면에 대한 강박이 있다. 몇 년 전의 내 그런 점이 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는 말도 들은 적 있다. 그래서일까, 요즘에는 옳고 그름을 깨고 싶은 생각이 매우 많이 들고, 도덕적인 선이 강한 나이기에 이게 자칫 일정 선 이상을 넘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.

 

2. 어쩌면 내 도덕적인 강박이 나를 '착한 사람'으로 만들어 준 것 같기도 하다. 스쳐간 애인과 친구 그리고 지금의 사람들도 내게 착하다고 말한다. 지금까지 중 가장 오래 나를 봐오고 객관적으로 말해줄 것 같은 사람에게 나는 착하냐고 물었다. 그는 내게 '기준은 다르겠지만 나로서는 너가 착하다'고 한다. 나를 알지도 못하는 사람들에게 착하느니 나의 주변인에게 착하고 싶다. 그런데 착한 건 뭐지? 착한 것의 판단 근거는 뭐지? 앞서 말한 도덕에의 강박때문인가? 아니, 그냥 마음이 여려서인가?

 

3. 일회용품, 적어도 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신념에 집 근처 젤라또 가게에서 젤라또를 포장하며 "스푼은 괜찮아요 / 금방 집에 가니 보냉팩도 괜찮아요"라고 했다. 그렇지만 사장님의 신념과 더운 날씨를 이기지 못해 스푼과 보냉팩을 받아왔다.

오늘 물을 끓이다가 달궈진 냄비에 손을 데이자, 어제 받아온 젤라또 가게에서의 보냉팩이 생각나 냉동실을 열었다. 결국 내 옳음을 깨고 받아온 어떤 것이 나라는 개인의 삶에는 더 만족을 준 것이다.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. 물론 거시적으로 이 세계 속의 동물들은 고통받을 것이다.

 

4. 물을 끓여서 만든 것은 냉라면. 새벽 1시에, 내장지방을 줄이겠다고 다짐한지 4일차에 맥주도 마시고 냉라면까지 먹고.. 그렇지만, 나 운동도 하고 야채도 많이 섭취했는걸. 공부도 했고.. 내일도 그럴 거야. 그러니 오늘 하루는 괜찮아.

 

내일은 파도를 만나러 가자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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